[제주도] 남쪽 제주를 따라


산방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산방산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묵고 또 출발!

제주도를 꼼꼼히 여행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마치 외국에 온 것마냥 하나하나가 신기하다. 그중에 가장 묘하게 느껴졌던 것이 산방산이다. 유명한 관광지들은 TV에서 곧잘 보곤 했으니까. 산방산은 실제로 보면 더 뜬금없게 생겼는데 그게 엄청난 매력이다. 누군가에게 올라갈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정식 등산로는 없어서 올라가기 힘들지만, 대신에 인근에 송악산(?)에 올라서 보면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화순금모래해변. 협재해수욕장은 굉장히 하얗지만 여기는 시커멓다. 같은 제주라도 해변마다 모습이, 매력이 각각 다르다.





재미난 곳에 들렀다. 건강과 성 박물관. 박물관이라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그런데 왜 갔을까) 정말 성에 관하여 집대성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성교육 시간에 배울만한 것들이나 있겠거니 했는데, 설마 이런 것도 있겠어 하는 것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것들이 여기에 있다. 마당의 사진만 봐도 벌써부터 살짝 감이 오지 않는지.





처음 와 본 중문관광단지. 내로라 하는 호텔들이 여기에 다 모여있다. 1박에 30~40만원 한다는데 나의 총 여행경비와 맞먹는다!





해변을 쭉 따라 달리다가 주상절리를 잠깐 들렀다. 관광버스가 바글바글해서, 중국 사람들과 수학여행 온 중고딩들이 너무 많아서 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처음이니까 가봤다. 천지연폭포와 더불어 제주에서 가장 시끄러운 관광지가 아닐까 싶다. 여기 매점에서 번데기를 하나 사먹었는데 어떤 중국인 모녀가 엄청 질겨보이는 말린 문어? 오징어?를 사려고 왔다. 매점 아저씨께서 중국인을 대하는 모습이 꽤 능숙하셨는데, 말은 안통하지만 뭔가 손짓으로 굉장한 대화가 오갔다.





한라산은 언젠간 꼭 다시 오르고 싶다. 그때는 백록담까지 가보기로!





강정마을. 사진은 아름답고 평화로워도 주변에는 경찰이 쫙깔렸다. 버스가 여러 대 세워진 것을 보면 과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했다. 아무래도 경찰이 많은 곳을 지나가려니 죄지은 것도 아닌데 괜시리 위축되는 기분이 들었다. 





1132 도로보다 좀 더 해안가에 가까운 도로로 다녔다. 그래서인지 음식점이 잘 눈에 띄지 않았다. 법환동에 이르러서 음식점을 몇군데 발견했는데, 동네자체가 올레꾼들이나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들이 쉬어가기 좋게 되어있었다. 그 중 한집에 들어가서 고기국수를 먹었다. 원래는 엄청 유명한 맛집에서 고기국수를 먹을 계획이었는데 2박 3일만에 제주도를 돌자니 음식점 찾아가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제의 컵라면보다는 훨씬 나은 점심이다. 겨우 5000원이었는데 고기가 1인분은 들어간 듯 했다. 맛은 비교대상이 없어서 이것이 진정한 제주도 고기국수 맛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돼지고기 비린내 없이 담백하고 맛있었다.


제주도 사람들은 무뚝뚝한 것 같다. 말투도 환경때문인지 다정다감하거나 가다듬은 목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티내지 않는 배려가 있다. 그 무뚝뚝함에 가려져서 그분들의 마음을 보기가 어렵긴 하지만. 그래서 나도 제주도에 대해 굉장히 오해했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니까 불친절한 건지, 아니면 귀찮나 보다라고 섭섭하게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고기국수 집에서도 그랬다. 양이 정말 많다고 원래 이렇게 많은 거냐고 여쭤보았더니 국수집 사장님께서는 내가 여행 중이라고 해서 음식을 특별히 더 주신거라고 했다. 내가 여쭤보지 않았으면 알려주지 않으셨을 것이다.





단체 여행의 필수코스. 천지연 폭포에 갔다. 여기는 초등학교 4학년, 그러니까 제주도를 처음 갔을 때 와봤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기억나는게 이 천지연 폭포, 그리고 용두암 해변 딱 두 곳뿐이다. 보자마자 멋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와 역시 명소는 명소구나 싶었다. 앞에는 비공식적인 포토 스팟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섰다. 그걸 보고 있으니 나도 누가 찍어줬으면 좋겠다 싶어서 상대를 물색했다. 그리고 나처럼 혼자 온 여자분을 발견했는데 그분도 역시 사진 없이 돌아가려니 아쉬운 것 같았다. 냅다 접근해서 서로 찍어주자고 하니까 단번에 승낙했다. 사진이 참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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