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크리스마스 이브에 롯데월드에 가면 사람들에 치여서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주변인들의 걱정스런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놀이기구는 포기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너무 그리웠던 것이 그 이유다. 요즘은 어딜가도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연말이면 다들 '들썩들썩'했던 옛 분위기와 감정들이 그립다. 나이 한 살 먹는 것도 슬픈데. 

롯데월드 안에 있으니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마냥 딴 세상에 온 것 같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실거린다. 문득 20대 후반의 크리스마스 데이트란 롯데월드가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칼질하는 것이 정석 아니냐는 누군가의 핀잔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지금도 놀이동산은 설레고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롯데월드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나이에서 오는 특별한 감정과 옛 추억이 있다. 우리는 그 감정을 공유하면서 롯데월드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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