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의 시선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외국인이 찍은 서울사진들을 본 기억이 있다. 그 중 몇몇 사진들은 아파트 단지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정말 대놓고 찍었다 싶었다. 사실 아파트는 흔하디 흔한, 아주 무미건조하게 생긴 건물이기에 한국사람들의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으니 어떻게 보면 아파트 도촬 사진 같기도 하고, 부동산에서 찍은 사진인가 싶기도 했다.

일본은 첫 해외여행이었다. 이제는 내가 외국인이 되면서,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을 사진에 담았다. 이럴 때는 사진이 직업이 아닌 취미생활인 것이 참 감사하다. 일로서의 사진이라는 것은 스트레스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찍고 싶은 것과 찍어야 할 것의 괴리감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의 평가가 지겨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사진은 단순한 취미이기에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다. 일본에서의 사진들은 왠지 모르게 그 외국인의 사진을 떠올리게 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제 3자의 시선. 그것은.. 첫 해외여행이라 궁금한 것은 죄다 찍은, 매우 쿨하지 못한 사진들을 포함한다. 그래도 즐거웠으니 나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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