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여행기1

통영에서 소매물도로 가는 첫 배는 아침 7:00에 있어서, 평소처럼 5시 46분에 기상해서 나갈 채비를 했다. 6시 20분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역에 28분쯤 도착해보니.. 줄이 비엔나 소시지 88개마냥 길었다. 게다가 소매물도 행 매표소 아주머니는 2분이셨는데 인원이 부족한 건지 손님들이 느릿한건지, 아님 아주머니 속도가 느렸던 건지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결국 나는 51분쯤에 표를 끊게 되었다. 마치 랩을 하는 듯한 아주머니의 설명을 듣고나니 손에 들린 건 통영→소매물도 7:00편, 소매물도→통영 15:55편, 왕복티켓이었다. 소매물도에서 통영으로 출발하는 배편은 하루에 3개가 있는데, 오전에 하나, 12시 20분, 3시 55분이다. 아주머니는 12시 20분 배편을 끊어주겠다고 하셨으나 나는 3시 55분 것을 달라고 했고 아주머니 왈 '못 나올 수도 있어요'!! 이유는 대충 3시 55분 배편을 신청한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하다보니 덜컥 구매해 버렸고 재빨리 표에 인적사항을 휘갈겨 거의 마지막으로 배에 탑승했다.



1시간 15분 정도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젯밤 완충한 스마트폰을 꺼내 3G 테스트를 시작했다.(비슷한 짓을 전날 미륵산에서도 했다. 정상에서 3G 잘되고, 미륵산 케이블카 탑승장에서는 개방형 와이파이가 된다.) 모바일 싸이월드를 통해 업로드를 시도했는데, 바다 한 가운데서도 성공했다! 딴 건 몰라도 역시 IT인프라는 한국만한 데가 없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애겠다고 하는 것이 문제일 뿐.배 안에 들어서자마자 왠지 단체로 불법 출국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앉을 자리가 없었고,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배에 타서 그런가 매우 지쳐보였다. 보통 배에 타면 처음에는 바깥 구경하느라 신기할 법도 한데, 다들 졸거나 김밥을 먹고 있었다. 하긴 일어나서 바깥을 구경하기에는 약간의 신체적 도전(?)을 필요로 했다. 나는 억지로 에어컨 옆에 신발을 구겨넣은 후 쭈그리고 앉았다. 




드디어 소매물도에 도착. 비진도를 거쳐가나 생각했으나 소매물도까지 직행이었다. 저 작은 배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섬 초입의 매점에서 2% 음료수를 하나 샀는데 2000원이었다. 모든 것을 배로 조달해야하는 섬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가격이었다. 그저 제대로 준비 못한 나의 잘못이다. 근처에 공동 화장실도 있었는데, 유료라고는 적혀있으나 사람들이 하는 말에 의하면 돈은 받지 않는 모양이다. 소매물도의 물은 배로 조달한다고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유료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유럽은 0.5~1유로나 받는데 뭐.





섬 주민들이 사는 곳. 이곳을 넘어가서부터는 사람사는 집이 없다.





저멀리 대매물도가 보인다.부터는 사람사는 집이 없다.





소매물도의 최고봉, 망태봉에 도착했다. 참 꾸물대며 갔는데도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서 등대섬(혹은 쿠쿠다스 섬)이 한눈에 잘 보였다. 소매물도에서 가장 멋지게 등대섬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망태봉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한창 사진을 찍다가, 또 3G테스트를 진행했다. 통신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이런걸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엔 페이스북에 시도. 역시 잘된다. 또 감탄했다. 왠지 대한민국 어딜가든, 노트북+맛폰테터링해서 인터넷을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제는 등대섬쪽으로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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