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DIY 시작


사내 가구 DIY 동호회의 첫 모임이 있었다. DIY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뭔가를 만들어 본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가입했다. 그게 악세사리든 가구든 비누든 크게 상관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구였으면 하고 바랐기는 했지만.


용인에 위치한 분위기 좋고 규모도 큰 공방에서 그럴 듯한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공방은 가구 외에도 커피나 다른 모임의 장소로도 종종 활용되고 있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직접 내린 아이스 드립 커피를 주셨는데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기분이 말랑말랑해졌다. 쓴 맛을 워낙 싫어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텁텁하지 않고 끝맛이 개운한게 좋은 커피 같았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 공방장님으로부터 목재에 대해서 배웠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새로운 분야를 배워나가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특히 우리 주변에 항상 있으면서도 잘 몰랐던 것에 대해서 알게되면 더더욱 신이 난다. 목재는 특히나 그런 분야였다. 무엇이 좋은 나무이고 나쁜 나무인지, 왜 새 가구에서 독한 냄새가 나며 사람들이 원목가구를 찾으려 하는지, 100년 가구란 무엇인지 요목조목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목재로 만들어진 것들은 열심히 관찰하게 될 것 같다.


이 날은 1인용 탁상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설계도를 그리고, 구멍 뚫는 것과 못을 박고 빼는 것을 연습하고, 설계도대로 직접 나무를 조립하기까지 했다. 아주 간단한 가구임에도 설계도 없이는 시작할 수 없었고, 치수대로 잘 맞추어 조립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서랍 위치가 2mm정도 틀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구멍은 잘 뚫어서 못이 바깥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아직 완성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상의 틀이 잡히니까 혼자 뿌듯해서 엔돌핀이 쭉쭉 솟아났다. 하루빨리 가져와서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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