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york] 소울푸드 in 할렘

컬럼비아 대학 탐방을 끝내고 무적카드(7-days Unlimited Pass!)를 이용하여 할렘으로 다시 돌아갔다.

나는 이 여행을 위해 5권의 뉴욕관련 책을 샀지만, 할렘에 대해 만족스러운 정보를 얻지 못했다. 우리가 가져간 가이드북 중에서는 할렘에 관하여 지면을 제대로 할애한 책은 없었다. 할렘 길을 걸으면서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정말 그렇게 위험한 동네일까라는 의문이 여행 내내 따라다녔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1970년, 혹은 그 이전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으면 뭔가 굉장히 짜증이 나는데, 할렘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이제는 할렘에 대해 새롭게 기억하려고 한다.



두 대를 연결시켜 놓아서 길어져버린 뉴욕의 버스. 버스마다 시스템이 조금씩 달랐다. 줄을 당기거나 벨을 누르거나, 자동문이거나 반자동, 혹은 수동문이던가 하는 것들이 미묘하게 달라서 불편했다. 그래도 줄을 당기는 건 참 신선하고 재밌었다. 벨을 찾아서 기웃거릴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기도 하다.





할렘에 '실비아'라는 소울푸드로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다. 할렘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과 함께, 소울 푸드를 먹는 것이 할렘에서의 주된 목적이었다. 한창 점심 때라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과 우리같은 여행자들이 식당 입구에 바글바글 모여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배를 드리고 나와서 그런지 뉴욕에서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록 단 하루였지만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소울푸드는 위키백과를 찾아보면 미국 남부에서 노예 제도를 통해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 요리라고 한다. 어린시절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이라나, 요즘은 먹는 이의 영혼 깊숙한 곳에 허기를 채워주는, 평생 잊지 못할 음식이라는 용어로 쓰이는 듯 하다. 소울푸드라고 해서 속으로는 꽤 값을 치루겠거니싶어 마음을 비우고 거창한 음식을 생각했는데, 약간은 시시하게도 버팔로 윙과 오믈렛, 사이드 메뉴 둘로 이루어진 비교적 간소한 식탁이 차려졌다. 뭐, 나의 소울푸드가 우리 오마니의 '김치찌개' 인 것을 보면,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갔을 때 언제나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삼겹살과 김치찌개'인 것을 보면, 내가 찾는 위로의 답 역시 평범하고 익숙한 것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가스펠 송을 부르면서 돌아다니는 여사님의 흥겨운 목소리를 들으며 흑인들의 소울푸드를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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