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in NY


뉴욕에서의 크리스마스는 크게 별건 없었다. 특별한 휴일이라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전부 문을 닫았고 나같은 수많은 관광객들은 아마도 다들 갈 곳을 잃었을 거다. 크리스마스부터 31일까지 숙박비가 급격하게 치솟기 때문에 우리는 오전에 센트럴파크에서 산책을 하고 오후에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첫번째 숙소였던 하얏트 호텔은 그랜드센트럴 바로 옆에 있어서 교통의 요충지였는데 딱히 그것을 고려했던 것은 아니었다. 두번째 숙소는 한인 민박이었는데 알고보니 타임스퀘어에서 굉장히 가까웠고, 미리 끊어두었던 위키드 공연장이 바로 맞은 편에 있었으며, 근처 지하철 역은 JFK공항까지 바로 갈 수 있어서 또 한번 놀랐다.





브릴리언트 파크에서 시장이 열린 것을 미리 봐두었기 때문에 짐을 풀어놓고 바로 시장으로 갔다. 시장은 늘 신나고 재밌지만 브릴리언트 파크는 좀 더 독특했다. 약간 홍대마켓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신기하고 매력적인 물건들이 많아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계속 지갑을 열 뻔했다. 가격도 세고, 가방 부피 생각도 해서 딱 두개만 샀다.





Sabon이라는 바디제품샵에 들어갔다. 위의 사진이 Sabon의 제품들인데 색깔이나 제품 배치부터 눈길을 끈다. 우리는 피부색이 흑진주마냥 고운 흑인 언니의 놀라운 제품 설명 솜씨에 녹아(심지어 거의 대화도 없었다!) 어느샌가 스크럽제품을 손에 바르면서 "좋다좋다!" 하고 있었고, 어느샌가 카드 결제가 끝났고 나란히 하나씩 들고 가게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Sabon이 한국에도 있었으면 꾸준히 구매했을만큼 정말 좋다. 오일감이 있고 향이 꽤 오래간다.





(기억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크리스마스에만 볼 수 있다는) 뉴욕 메이시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인형들이 움직이기도 해서 실제로 보면 더 귀엽다. 나름 알려져 있어서 우리처럼 이것을 구경하려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스토리가 있는 것인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듯 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그러니까 26일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박싱데이로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할인의 폭격이 시작된다고 한다. 저녁때 한번 갔었는데 백화점이 한바탕 회오리가 휩쓸고 지나간 듯, 바닥은 전단지로 지저분하고 제대로 진열된 상품이 없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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