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성


고창은 우리 엄마의 고향이자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계신 곳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의 팔순을 맞아 오랫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실 7년 만에 내려간 것인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고창 읍내는 깜짝 놀랄만큼 많이 변해 있었다. 여느 도시처럼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가득 들어와 있었고 외갓집 앞에는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가 생겼다. 고창읍성은 그야말로 완벽한 관광지가 되었다. 고창읍성 옆에 엄마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터가 있었는데(지금은 사라졌다) 예전에는 열심히 관리되는 것 같지도 않았고 관광객도 별로 없어 자연 그대로(?) 보존되다시피 했었다. 이제는 입장료도 받고, 입구도 잘 정비되어 넓은 광장과 박물관이 생겼다.





시골이라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철쭉 색깔이 정말 붉다. 항상 꽃잎 끝이 살짝 바래서 원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고창 읍성에 핀 철쭉 무리들을 보면 철쭉도 이렇게 예쁠 수가 있구나 싶다. 흔하디 흔한 꽃이어서, 벚꽃이나 튤립, 개나리, 장미 등에 밀려 평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고창 읍성의 철쭉 색깔은 정말 고와서 눈이 즐겁다.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다행이랄까. 여긴 내가 꼽는 몇가지 조건에다가 +α까지 있어서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넉넉히 걸을 수 있을 것. 나무가 많을 것. 시끄럽지 않을 것. 지나친 인공미가 없을 것. α는 풍성하고 쭉쭉뻗은 대나무 숲!! 그야말로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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