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york] 록펠러와 자유의 여신상


뉴욕에 온 지 3일째,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관광객들로 더욱 북적거리는 뉴욕은 아침부터 굉장히 활기찬 느낌이었다. 추워봤자 -1도 내외라 바람만 안불면 버틸만한 동네다. 우리는 시간을 아끼느라 길거리에서 베이글하고 도넛을 사먹었다. (늘 아침먹는답시고 괜찮은 식당 찾느라 오전을 허비하긴 했다) 우리나라에서 보면 보통 버스정류장 근처에 간이매점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런 류의 가게들이 뉴욕에도 꽤 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도넛류도 파는 것이겠지만 일반 가게보다 가격도 싸고 맛도 괜찮았다.


록펠러센터 주변은 아침부터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앞에 있는 작은 아이스링크장도 일찍부터 꼬꼬마들의 차지가 되었다. 근처에 레고 매장이 있는데 록펠러 센터와 그 마당을 미니어처로 레고로 만들어 놓았다. 정말 깨알같이 잘 만들었다. 꼭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매장이 닫혀있어서 나중에 다시 오자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여행 중에 하는 결심이 으레 그렇듯, 까맣게 잊어버렸다.




우리는 올라오자마자 반사적으로 '우와'를 외쳤다. 우리같은 이방인들이 프렌즈나 섹스앤더시티 같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상상했던 뉴욕의 모습, 그 모든 것이 한 눈에 정답처럼 들어오는 곳! 뉴욕을 진짜 뉴욕으로 만들어 주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바로 정면에서 보이며, 반대쪽에는 센트럴 파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뉴욕을 가장 멋지게 즐길 수 있는 고층빌딩을 고르라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는 록펠러센터를 선택하고 싶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훨씬 친절하고 관광객도 훨씬 적은 것도 좋다.  

노을이 질 때는 정말 얼마나 영화같을까!




추운 겨울 날, 잠바주스 하나씩 손에 꼭 붙들고, 자유의 여신상을 만나러 지하철을 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자유의 여신상 쪽으로 갈수록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확실히 더 많아졌다. 그래서 더 방심했는지 아무런 대책없이 사람들을 따라 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큰 Ferry terminal 을 보고 당황했고, 알고보니 무조건 자유의 여신상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섬으로 가는 배들도 있다는 것에 또 당황했고, 결국 그러다 길도 잃어 NYPD에게 물어보기까지 했지만, 우리가 어떻게 배를 타고 갔다왔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하다.




먹을 것을 안줘서 그런지 노려보는 눈빛이 당돌하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간다면, 한 10000원 정도의 금전적 여유를 부려서 저 노란배 말고 프리미엄 페리를 탈 것을 권하고 싶다. 줄이 너무X100 길고, 배도 훨씬 작아서 사람들이 배에 빽빽하다. 우리가 탄 페리는 시간과 여행의 쾌적함 측면에 있어서 충분히 맞바꿀 만하다. 여행에 있어 시간은 정말 24K의 금과 같으니까. 우리 둘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그 편을 선택하는 주의였다.




드디어 기대하고 기다리던 자유의 여신상! 어렸을 때는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있는 등대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었고, 영화 투마로우에서 본 자유의 여신상은 굉장히 거대할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때문에 아담(?)한 사이즈의 자유의 여신상을 실제로 봤을 때 굉장히 오묘한 반응이 일었다. 그런 느낌은 나만 들었던 건지, 사람들은 자유의 여신상과 사진을 찍겠다며 부리나케 뱃머리쪽으로 몰려들었다.

아쉽게도 여기까지 왔는데, 허리케인 샌디에 데인 부분을 아직도 복구를 안해서 내리지는 못하고 바로 돌아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선착장은 사용이 불가한 상태였다. 세계적 관광지면서 빨리빨리 복구 안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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