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남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오래된 남자사람친구 W가 있다. 인류가 망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듯한 논쟁거리인 '남녀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나는 W가 있어 Yes라고 답하곤 한다. W는 나와 남자친구 M이 연락이 끊어졌을 때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M이 사랑꾼이라며 은근히 흉보는 척하면서도 우리 사이를 많이 지지해주었다. 


며칠 전, M이 나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심하게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라 너무나 놀라고 무서워 평상시처럼 대할 수가 없었다. 그는 내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처음으로 W에게 연애상담을 요청했다. W는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듯, 그러나 정확하게 나를 위로하면서 상황을 판단하고 정리해주었다. 아기가 처음으로 엄마가 화를 내는 것을 보았을 때 아기를 지키느라 그런 것이라도 깜짝 놀라고 무서운 것처럼 너도 그런 것이라고, M이 잘못하긴 했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니까 마음을 잘 추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에 M이 사랑꾼 행세를 한 카톡을 캡쳐해서 보내면서 속마음은 저런 애니까 걱정말라고 한 번 더 위로해 주었다. W와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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