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거리


2015.04.11

남포동 여기저기


5년 전 생각났다. 갑작스럽게 입사 날짜가 정해지게 되어 남자들이 입대할 때의 기분을 새끼발가락의 발톱만큼은 알 것 같았던 그 때, 급하게 부산에 내려와서 남포동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녔었다. 나는 열심히 쫓아다니기만 해서 남포동이 어디고 해운대가 어딘지도 잘 몰랐었는데, 다시 와보니까 갑자기 너무 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남포동도 역시나 대기업의 힘은 피해갈 수 없었던지 그나마 남아있던 작은 영화관은 더 없어지고, 새로운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있다. 그래도 노란색+빨간색 조합의 파라솔이 길거리를 뒤덮은 것과 씨앗호떡을 줄서서 먹었던 것은 여전했다. 길에는 달콤하고 매콤한 냄새가 뒤덮었었는데, 그것도 그대로였다. 보수동 책방 골목 가는 길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대로 걸어갔더니 찾았고 그때 다같이 들어갔던 몇몇 서점들도 알아볼 수 있었다. 찾기 힘든 만화책이 전권 풀세트로 있어서 사가고 싶다고 한탄하기도 했었지. 서울은 조금만 흥하면 너무 빨리 변해가는데, 부산은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릿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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