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0
해운대, 그리고 동백섬
솔직히 정말 쉬고 싶었다. 아침에 벽화마을 갔다가 바로 동해남부선 미포 철길까지, 발에 굳은 살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내일은 남포동을 마지막 일정으로 올라오기로 했던터라,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아서 피곤을 꾹 참고 동백섬을 향해 갔다. (실제로 이 날 기록한 걸음수는 33731이다. 만보계 기록을 시작한 이래 3만대는 처음이다.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소름이 쫙!)
해운대는 회사에 입사하기 직전에 처음 왔었다. 겨울임에도 남쪽지방의 바다는 따뜻했고, 넓고 흰 백사장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광활한 해변, 높고 높은 건물들, 그리고 새파란 하늘이 마치 CSI 마이애미였나, 하여튼 어떤 미드를 떠올리게 했다. 4년이 지났는데도 별로 변한 건 없구나, 그냥 그때 생각에 눈가가 살짝 축축해질 뻔했다. 옛 기억을 뒤로하고 동백섬으로 걸어가니 해운대서 멀찍이 보였던 고급 빌딩들이 눈 앞에 나타났다. SLR 클럽에서 야경 반영샷으로 익숙하게 봤었던 바로 그 곳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정말 여기가 시카고인지, 홍콩인지, 싱가폴인지, 이국적인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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