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2


2015.04.09 

외도보타니아


집순이기도 하지만 걸어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그런지 날씨의 추세를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번 4월에는 둘째주 날씨가 제법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들은 날씨운이 좋다고 하지만, 사실 최근 2년 간 해당 월의 통계, 비가 온 날의 간격을 바탕으로 나의 느낌(이것이 가장 중요!)을 더해 여행 날짜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왜 여행을 가려고만 하면 그리도 바쁜지, 너무 준비없이 급하게 '외도' 하나만을 보고 시작한 여행이었는데 스마트폰이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예전에는 스마트폰 없이도 여행을 잘 다녔던 것을 떠올리면 '믿는 구석'이라는 녀석이 꽤 우리를 나약하면서도 게으르게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준비하면서 드는 설레임도 예전만큼 크지 않다. 없으면 사면 되고, 길 잃으면 택시를 부르고, 모르면 찾아보면 되는 믿는 구석들이 때로는 여행을 여행답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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