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공원


주변에 푸름이 충만한, 봄의 선유도. 

아무 생각이 없이 살던 대학교 2학년 때 한 번 와보고 굉장히 오랜만이다. 그때는 수업이 갑작스럽게 휴강 되어서 놀러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몇 년간 간절하게 소원했던 DSLR을 산 지 한두 달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을 거다. 아쉽게도 계획에 없던 나들이다 보니 200만 화소의 휴대폰으로 겨우 기록을 남겼다. 

아무튼 열정이 넘쳤다. 뭐든 찍고, 기록을 남겼고, 싸이월드의 인기와 맞물려 사진 올리는데 정신이 없었다. 나의 20대를 멋지게 포장해보겠다는 다짐이 아주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사실은 기억력이 썩 좋지 못하기 때문에 기록에 집착하고 쌓아두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다들 무척이나 앳되고 즐겁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시험이 막 끝난 직후라서 한숨 푹푹쉬며 시험이 망했다며 투덜투덜도 좀 했겠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엄살과 다름없었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당시에 '아 청춘이네'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보통은 어떤 시간 속에 존재할 때,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음을 지나간 후에야 알아차리기 마련인데 그 순간에 바로 그 장소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이라고 깨달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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