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 마켓


M은 사람이 많은 곳은 좋아하지만, 붐비는 것은 싫어한다. 연애 1년차 시절, 이것을 구별하지 못해서 그린플러그드에 데려갔다가 싸우고 왔었다. 나름 깜짝 이벤트랍시고 몰래 입장표도 사고 직접 도시락까지 싸갔는데도 말이다. 그때 내게 했던 '넌 이게 재밌니?'라는 그 말은 아직까지도 마음에 작은 분노를 일으킨다. 사실 나도 기대보단 별로였기는 했지만.. 그래도!!


M은 음식점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것도 싫어한다. 원조의 줄이 길면 그냥 옆집가서 먹지 뭐, 그런 사람이다. 홀가분마켓은 M이 싫어하는 두 가지가 아주 뚜렷하게 존재할 것이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서 꽤 멀고 교통도 나쁘다. 그래서 선뜻 가자고는 못하고 이런 게 있더라고만 이야기를 흘렸는데, M이 먼저 가자고 했다. 안가면 너는 분명 아쉬워할 거라면서. 그도 나에 대해 제법 똑똑해졌다.





내가 사진찍을 때는 늘 멈춰서 기다려준다. 

M은 나의 취미를 놀라울 정도로 존중한다. 뭐 그렇게 비싼 것을 샀냐고도 묻지 않고, 음식을 먹기 전에는 사진을 찍을지 물어보기도 한다.  오히려 나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이고 뭐고, 카메라보다는 수저부터 든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우리가 애정하는 달콤한 초코케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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