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타는듯한 더위에는 역시 수영장


으아, 말도 안돼. 분명 11월인데 30도를 찍는다. 11월은 원래 갑자기 추워져서 갑자기 떡볶이 코트를 입고 헤헤거리면서 뜨끈한 분식을 집어먹는 그런 달인데! 여긴 11월이든말든 너무도 덥다.

리펄스베이에서 한적함을 누리기엔, 더위에 대한 적응력이 지나치게 떨어져서 결국에는 코즈웨이베이에서 수영복을 사들고 호텔로 들어와버렸다. 이렇게 더운데 의외로 수영복 파는데도 잘 없다. 스포츠 용품을 파는 층에서 수영복 파는 가게를 딱 한군데 발견했다. 마음에 드는 수영복은 정말인지 하나도 없었지만 가격은 200~300달러밖에 안하니까 질렀다.

40층이나 되는 호텔의 옥상 수영장은 작고 아늑했다. 그 곳에는 수영장을 지키고 있는 직원 둘이 엎드려 자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면서 일하고(?) 있었고, 선탠 중인 듯한 중년의 서양아저씨 두 명이 있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누가 있으니 굉장히 쑥스럽고 어색했다. 뭐 그래도 혼자 여행 온 사람답게 수영장 물에 첨벙 뛰어들어서 잘 놀았다. 어릴 때부터 수영에는 워낙 소질이 없었던지라 이 작은 수영장의 끝에서 끝까지 가지도 못하고 계속 가라앉아 버렸는데 꼴이 우스웠는지 배가 통통한 아저씨가 갑자기 들어와서 물개마냥 수영하고는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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