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링거리 안쪽 지역1

여행 중에 가장 많이 비가 온 때는 바로 빈에 있었던 2일간이었다. 오페라를 보러갔던 첫 날은 비가 안왔지만, 그 뒤로는 정말 쉬지 않고 비가 왔다. 다른 지역은 비가 오다안오다 반복했는데, 빈은 하루종일 똑같은 양의 비가 내려서 날씨가 정말 너무 추웠다. 가끔 가다보면 온도를 나타내는 전광판이 있는데, 4월 중순에 접어들었음에도 한낮에 6도를 가리켰다. 그리고 바람도 심했다. 체스키크롬로프에서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이었다. 비가 오니 사진 찍는 것도 당근지사 보통이 아니었다. 한쪽은 우산, 한쪽은 DSLR을 들고다녔다. 무거운 카메라들고 다니면서 계속 찬바람을 맞은 오른손은 나중에 너무 저려서 감각이 사라질 정도였다. 하지만 떠날 때가 되었을 때, 나는 빈을 좋아했던 것 같다. 워낙 기대치가 낮은 도시였기도 하지만 뭐랄까 뻔하면서 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쿤스트 하우스. 외관에서도 보이듯 상당해 재미진 곳이었다. 훈데르트바서란 사람이 설계한 곳이고, 그가 그린 작품들도 전시되어있다. 

1층은 상점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작품엽서라든가 하는 기념품들을 살 수 있다. 2, 3층은 그의 작품들이 있었는데, 고상한 그림만 보다가 신세계를 접한 느낌이었다. 뭐랄까 굉장히 솔직하고, 공상과학만화를 보는 듯하면서, 사람의 마음속을 그린 것 같았다. 4층에는 사진전이었는데, 아주 유명한 작품사진들이 많았다. 노출이 심한 것도 있고, 시체사진도 있고, 전쟁사진도 있고, 상받은 사진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영어설명도 같이 있어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없으면 은근 답답하다.

관람을 위해서는 돈(9유로)을 내야하는데 월요일은 50% 깎아준다. 내가 간날은 바로 월요일!!! 나는 이곳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보통 쉭쉭보고 나오는데 여기는 별로 크지 않음에도 2시간 반이나 있었다. 영어 설명도 꼼꼼히 읽은 유일한 곳이었다.





실내도 평범하지 않다. 울퉁불퉁 굴곡이 져있다.





야외 카페였는데,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하나 사 먹었을것 같다. 어수선하면서 정겨운 분위기랄까. 마음에 들었다.





신,구왕정을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karls platz역에서 내렸다. 하루 전, 오페라를 보러가기 위해 내렸던 역이라 역 자체는 조금 익숙해졌다. 그런데 빈을 링거리 안쪽 지역과 바깥지역으로 나눈다는데 도무지 모르겠다. 역시 서울이나 어디나 길을 모를땐 지하철만한게 없는 것 같다. 

숙소 주변(북역쪽)에는 전차길이 없었는데, 이곳은 링거리 안쪽인데다 관광지들이 모여있다보니 전차들이 많았다. 빈의 전차는 프라하보다는 훨씬 세련된 모양을 띄고 있었다. 나중에 한 번 타보았는데 왠지 놀이동산의 모노레일을 타는 것마냥 진짜 재밌었다.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라 덜컹덜컹하지도, 시끄럽지도 않다.





나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주었던 오페라 하우스. 설계자는 이렇게 멋진 건물을 지었음에도 당시에는 비난을 하도 많이 받아서 자살했다고 한다.





드디어 왕궁 쪽으로 진입했다. 밑에는 평화로워 보이는 정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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