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about 결혼


결혼을 앞둔 M언니를 위해 다섯 여자들이 힘들게 시간을 맞춘 오늘 오후, 결국 2명은 함께하지 못했다. 그 두 명 중 한 명이 오늘의 주인공이 될 뻔한 M언니라는 것이 반전! 우리는 그녀로부터 따끈따끈한 '청첩장'을 받을 줄 알았다. 그리고 결혼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지! 준비는 잘하고 있는지! 신혼여행은 어디를 갈 것인지! 등 그간 산더미처럼 쌓였던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 기대했다. 사실 M언니는 대학생 때 가장 늦게 결혼할 것 같은 사람으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으나 놀랍게도 가장 먼저 결혼을 발표했다. 결혼만 발표했으니 얼마나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지 모른다.


주인공은 오지 못했으니 올해 10월에 결혼할 B에게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졌다. 똑부러진 B는 벌써 결혼준비를 30% 정도 진행한 상태였다. 아직도 예물과 예단에 대한 개념조차 흐릿한 나와 D언니는 결혼 준비 스토리를 들으면서 화도 내고 웃었지만 점점 두려움이 엄습했다. D언니도 이제 결혼을 준비할 생각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듯했다. 부모님들의 심리전을 방불케 하는 간접화법에 대한 B의 쫄깃한 설명과 양가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에 대한 에피소드는 웃어도 웃는 게 아니랄까. 한국에서의 결혼은 어쩔 수 없이 집안 대 집안의 만남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하필이면 그 시기의 부모님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으시니 참 어려울 것 같다. 조심스레 부딪혀 보면서 깨지지 않을만할 접점을 찾아보는 수밖에. 그래도 내가 결혼을 하게 될 때쯤이면 결혼생활의 지혜가 한껏 무르익은 이 사랑스러운 세 유부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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