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산책


우리집 개 유키는 겨울이 시작될 무렵에 집에 왔다. 만 4개월정도 지난 작은 강아지는 작은 흰 솜뭉치처럼 보여 만지면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그때는 날씨도 춥고, 강아지가 나가는 것을 싫어해서 산책을 안했었다. 그러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억지로 산책을 몇 번 시켰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갈 때마다 같이 나가자고 조르는 지경이 되었는데 이 때 버릇을 제대로 못 잡아놓은 것 같다. 얼굴도 귀엽고 애교도 많아서 예쁘다고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산책을 나가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지가 가고 싶은대로 주인을 이끌고 툭하면 멈춰서서 징징(?)대고는 한다. 게다가 밖에서 어린 꼬맹이를 만나면 달려들고 다른 개를 만나면 으르렁대며 싸우려고드니 대체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 눈에는 사랑스럽고 예쁘니 성질이 어떻든 열심히 데리고 돌아다녀본다. 집에 사람도 잘 없는데 혼자서 집 지키는 녀석이 불쌍하고 안쓰럽다. 늘 농담식으로 집에서 팔자 좋게 먹고자고싼다고 구박하곤 하지만, 집에서 혼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외로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비록 끌려다녀도 유키와 산책하는 시간은 언제나 늘 즐겁다. 걷다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느릿느릿, 말랑말랑해져서 굉장히 여유로운 사람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녀석은 밖이라면 꼬리를 내릴 줄을 모른다. 우리는 산책에 있어 서로에게 굉장히 좋은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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