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완성하기

뜨겁다 못해 터져버릴 듯한 푹푹 찌는 이 여름날에, 지난 번에 시작한 작업을 완성하러 갔다.



공방에 도착하면 늘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주시는데, 오늘은 아포가토였다. 커피는 쓰지만 아이스크림은 달아서 감탄하며 먹었다. 원래 쓴 맛을 굉장히 싫어해서 커피를 잘 안먹는 데다가 테이크 아웃 커피는 맛없다고 싫어하는데, 여기서 만들어주시는 커피는 진짜 맛도 향도 좋다. 사람들이 이 맛에 좋은 커피 찾는건가 싶다.



오전에 해야할 일들에 대한 강의를 짧게 듣고 나서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지난 번에 박아둔 나무 못을 톱질로 정리했다. 그리고 곧 바로 까끌까끌한 표면을 보들보들하게 만들기 위한 사포질을 시작했다. 체지방이 비만을 향해 무섭게 치달아서 요즘 헬스를 하는 중인데, 운동 할 때 만큼 땀이 쏟아진다. 에어콘을 틀어놓아서 나름 시원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땀으로 젖어갔다. 사포질로 오전을 다 보내고, 오후에는 페인트 칠을 하기로 했다. 시작 전에 페인트에 대한 강의를 짧게 들었다. 탁자를 월넛 색깔로 칠하고 싶었는데 칠할 페인트는 수성이라 그런 색깔을 내기는 어렵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중 가장 진한 초콜릿 색을 선택했는데 양을 잘 못 조절해서 여러번 만들어 쓰게 되었고, 결국 부분마다 색깔이 약간씩 달라졌다. 진한 색이라 붓자국도 쉽게 테가 남았다. 칠하고 다시 사포질을 하는데 덜 말린 상태에서 했더니 페인트가 벗겨졌다. 흰색이나 투명 등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런 문제가 있어도 잘 보이지 않는데. 주변에서는 빈티지라고 위로(?)하는데, 갓 만든 제품에 손상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잘 뜯어보면 내 탁자가 가장 초라해 보였다. 안구에 습기가 차오르는 듯 했다.

자그마한 탁자를 만드는데 2일이나 걸렸다. 재단하고 조립하고 사포질하고 페인트 칠하고 다시 사포질하고 왁스칠을 하는게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가구를 만들어서 기분은 뿌듯하지만, 육체노동으로 다들 지쳐서 집으로 가는 동안 차 안이 조용했다. 가구를 완성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탁자 위에 팥빙수를 올려놓았다. 집에서 보니까 나름 그럴듯 해서 으쓱으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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