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의 변화


공간을 다듬고 가꾸는 일은 늘 우선순위의 끝에 있었다. 하고 싶지만 썩 내키지 않았는데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는 아마도 이케아와 온수 매트 때문인 것 같다. 남들이 뭐라해도 꿋꿋하게 버텨왔건만 올해는 온수매트를 샀다. 밤새 쭈그리고 자느라 아침에 온몸이 빳빳해지는 느낌이 싫어서. 그런데 써보니까 진작 살걸 후회했다. 퇴근해서 온수 매트를 켜놓은 후 샤워하고 나서 이불에 들어가는 순간! 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다. 이제는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고 온수 매트를 활용하기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바꾸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발가락에 동상 후유증이 나타날 정도니.


책상은 2014년 초 쯤에 직접 만들었다. 그때는 식탁으로도 쓸 수 있는 커다란 책상을 만들고 싶었다. 정말 6명이 넉넉하게 식사할 수 있을 정도라 4X4 Kallax 와 배치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시덥잖아 보이는 고민이지만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은 머무는 공간이라 완벽하고 싶었다. 월요일 저녁부터 Kallax를 조립하느라 힘이 다 빠졌는데 생각했던 배치 형태가 눈 앞에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결국 3번이나 배치를 바꿨다. 힘들다 지쳤다 못하겠다 하면서도 이런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 


이제는 작은 소품 위주로 알아보고 있다. 액자와 함께 꼭꼬핀(!)이라는 놀라운 신문물을 기다리고 있다. 벽에 못을 박지 않아도 가벼운 것들을 걸 수 있다고 했다. 침대 위에는 세계 지도를 붙여볼 생각이고, 조명은 아직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을 만나지 못했다. 인테리어는 재미있고 신기한 것 투성이라 더 어렵다. 방에도 어울려야 하고 편리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쏙 들어야 하는데 말이지. 어느 정도 하면 마무리 짓고 싶은데 어느 정도가 과연 어디까지일까. 그래도 지금까지의 변화는 만족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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