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회사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딱딱한 격식으로 단단히 포장하게 된다. 사회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는 이제 나도 직장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비지니스적 표현을 즐기기도 했었는데, 일 년을 넘기다 보니 그 딱딱함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슬슬 스며드는 것만 같다. 간혹 메마른 업무 표현 속에서도 감정이 실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데일 카네기가 말한 상대방을 교정하는 9가지 방법 중 칭찬과 격려에 관한 것이 반이나 된다. 사람을 교정하려면 사소한 일에도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 했다. 격려하며 체면을 세워주라고 했다. 회사에서 칭찬을 주고 받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판적인 이야기는 그에 비하면 몇 배는 넘게 듣고 말하기 때문에 칭찬이 머리 속에서 끝까지 남아있는 일은 별로 없다. 머리는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더 잘 남겨둔다고 한다.

딱딱한 문체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부정과 비판의 뜻을 내비치는 일상을 자꾸만 지나가게 되면서 비판적, 이분법적인 사고가 습관화 되어가는 것 같다. 그것이 내 정신을 이지러지게 한다. 정신이 육체를 지치게 만드는 상황까지는 가고 싶지 않으니 가볍게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같은 봄날씨라면 단순히 뒹굴고 바람쐬고 걷는 것을 딱 3일만 즐겨도, 다시 말랑말랑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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