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매우 저조한 컨디션으로 시작된 이번 새해. 벌써 1월 7일이나 되버렸네 싶다가도 막상 6일전에 시작된 새해는 1일은 너무나도 아득하다. 연말에 꽤 약속이 잡혀 바깥음식을 하도 먹어대는 통에 속도 거부감이 드는 듯 역류성 식도염과 장염 증세가 나타났다. 감기는 전혀 아닌데 일주일 내내 미열이 나서 결국 타이레놀을 하나 집어 삼켰지만 별로 효과는 없는 듯 하다. 이런 컨디션으로 사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일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했다. 판단이 이성적으로 안되고 예민해져서 순간순간이 후회스러웠다. 

나는 이상하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아픈 티를 내는 것은 싫어한다. 약하고 챙겨줘야 할 것 같은 이미지는 절대 갖고 싶지 않아서 예전에 인대가 늘어나도 병원에 가지 않았고 기브스를 해도 계단 올라갈 때 걸리적 거린다며 3일만에 풀어버린 적이 있다. 어쨌든 이 원인 모를 증상은 일주일 내내 나를 따라다녀서 처음에는 육체적으로, 가면 갈수록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다. 그렇게 못하는 말(장난)싸움을 이기겠다고 무리수를 두질 않나, 괜시리 꼬투리를 잡질 않나, 막말을 하기도 하고, 짜증도 많이 냈다. 머리 속에 생각했던 걸 전부 다 실행에 옮겼다면 훨씬 더 가관이었을 거다. 몸이 안 좋으니 왜이렇게 심술궂어지는지 모르겠다.

결국 아무런 새해 결심도 못했다.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사실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로써 꽤 의미있는 일이고 실제로도 운전면허라든가 여행이라든가 토익 등의 일부 계획은 이루기도 했었다. 그러나 새해부터 시작된 컨디션 난조는 생각보다 꽤 극복이 안된다. 일단은 이녀석부터 떨쳐내는 게 올해의 첫 목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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